제목 [베이비뉴스]어린이통학차량 안전 강화법 시행 앞두고 혼란
작성자 웹마스터

어린이통학차량 안전 강화법 시행 앞두고 혼란
어린이통학차량 컨퍼런스, 영세 체육시설 문제 불거져

3년 전 충북 청주에서 세 살 난 어린아이가 통학버스에 치여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통학버스의 위험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됐고, 통학버스의 안전성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올해 1월부터 시행되기에 이르렀다. 개정안은 6개월 여의 계도 기간을 마치고 29일부터 바로 적용된다.

개정안의 적용 대상은 13세 미만의 어린이를 태우는 9인용 이상의 어린이통학버스이며, 법률 내용은 크게 차량에 관한 규정과 운영하는 인력에 관한 규정으로 나뉜다.


차량에 관한 규정의 핵심은 신고제의 도입이다. 어린이통학차량을 운행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자격 조건을 갖추고 신고해야 하며, 신고하려면 차량에 후방감지기, 광각후사경, 도색 등 규정에 맞는 정에 맞는 설비를 갖춰야 한다.

인력 관련 규정은 안전교육 강화와 동승교사 탑승으로 압축할 수 있다. 통학버스를 운행할 때는 동승 교사가 반드시 탑승해야 하며, 아이들이 안전벨트를 맸는지 확인해야 한다. 운전기사와 동승교사는 안전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만약 이 규정들을 지키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면서 관련 법안도 강화됐다. 보호자를 태우지 않고 통학버스를 운행하다 사고가 나서 아동이 사망하거나 중상해를 입으면 학원 등록을 말소하는 등의 조처를 할 수 있게 한 학원의설립운영및과외교습에관한법률시행규칙 개정안이 입법예고 됐고,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시행규칙도 개정돼 9년 이하의 차량만 어린이통학버스로 이용하도록 했다.

법안이 발표되자 교육기관의 반발이 적지 않았다. 영세한 교육기관, 그중에서도 학원을 운영하는 원장들이 강하게 반대했다. 특히 체육시설이 운영하는 어린이통학버스도 법의 적용을 받으면서 태권도학원 관계자들의 반발이 거셌다. 법안을 지키려면 차량을 사거나 개조해야 하는 데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 “개정 법률 따르면 영세 학원의 부담 크다”

설훈 국회의원(새정치연합)과 한국어린이안전재단, 세이프키즈코리아는 어린이의 안전과 학원 운영자의 생계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해결점을 찾고자 15일 '안전과 지원을 위한 어린이통학차량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컨퍼런스는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회의실에서 열렸고, 50여 명이 참석했다.

설훈 국회의원은 인사말에서 "어린이통학버스에 의한 사고는 결국 어른들의 잘못이다. 몇 번을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는다. 그러나 안전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영세한 체육시설을 운영하는 분들의 부담이 늘고 생활이 어렵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컨퍼런스에서 모순점을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컨퍼런스는 주제 발표와 토론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주제 발표 시간에는 장석용 교수(도로교통공단 교육관리처)가 '통학차량의 개념, 통학차량 해외 사례, 운전자 교육 사례 현황'이라는 주제로, 김용달 부장(교통안전공단 검사기준처) '통학차량 구조변경에 대한 필요성 및 문제점'이란 주제로 발제했다.

토론 시간에는 홍종득 세이프키즈코리아 사무총장의 사회로 국토교통부 교통안전복지과 이경수 사무관,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산업과 최원석 사무관, 경찰청 교통안전계 유동배 경정, 삼성교통안전연구소 박천수 책임연구원, 한국교통연구원 임재경 연구위원, 대한태권도협회 이종천 연구원, 한국어린이안전재단 고석 대표가 패널로 참여해 발언했다.


◇ "정부가 지원금 줘야 한다"

컨퍼런스에 참여한 연구원들은 어린이 안전을 위해서는 관련 법안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법의 적용을 받는 기관에는 지원금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석용 교수는 어린이통학차량을 개조하는 비용, 인건비나 인력 충원을 지원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적용을 받는 만큼 택시나 버스, 화물차처럼 세금을 감면해 주는 방식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천수 책임연구원 역시 장 교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힘을 실었고, 임재경 연구위원도 "사교육 기관이 교육의 큰 부분을 감당하는 현실에서 사교육 기관을 위한 정부의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학원 측의 대표로 나온 이종천 대한태권도협회 연구원은 차량을 규제하는 법안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어린이통학버스에서 발생한 사건 대부분이 인력의 문제로 발생하는데, 자동차를 규제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법안이 현실에서 바로 시행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태권도학원 원장들 역시 어린이가 안전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차량을 새로 사거나 개조하고 인력을 늘리는 등 비용의 부담이 큰 방법은 학원장들의 생존에 직결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현재 현장의 상황을 고려해 차 나이 제한은 2018년까지 3년간 유예하기로 했고, 신고하지 않은 통학버스 단속은 2달 뒤에 시작하기로 했다. 본래 시설이 소유한 통학버스만 신고할 수 있게 했던 법규도 개정해서 공동으로 소유한 자동차도 신고하도록 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지원책을 요구하는 상황은 이해한다면서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경수 국토교통부 사무관은 "교통안전을 다룰 때 자동차 구조의 안전성을 높이는 것은 사고의 확률을 낮출 수 있다. 과도한 규제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고, 최원석 문화체육관광부 사무관은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 때문에 일괄적으로 지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컨퍼런스를 방청하러 온 태권도 학원 관계자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30분가량 질의응답 시간 동안 학부모 한 명을 제외하고는 서너 명의 태권도장 운영자들이 계속 발언했고, 때로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법률을 지키려면 1년에 1300여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한 학원장은 "차라리 법률로 어린이통학버스를 운행하지 못하게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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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실 기자(eunsil.kim@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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