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피해 크게 늘고 스쿨존서 잇단 사고[문화일보 2008-05-02]

작성자
한국어린이안전재단
작성일
2008-11-17 17:49
조회
304
어린이의 인격을 소중히 여기고, 어린이의 행복을 도모하기 위해 어린이날이 제정된 지 86년이 지났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어린이들에게 ‘위험한 나라’라는 오명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혜진·우예슬양 납치 피살 사건이나 경기 고양 일산 어린이 납치 미수 사건 등 어린이 대상 강력범죄가 매년 되풀이되고 있지만 정부의 대응은 항상 소걸음이었다. 또 어린이들의 도보 안전을 위해 만들었다는 ‘스쿨존(어린이 보호구역)’ 에서는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 끊이지 않는 어린이 대상 범죄 = 지난 3월26일 발생한 초등생 납치 미수 사건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어린이 안전에 무관심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피해자 강모(10)양은 자신이 살고 있던 경기 고양시 대화동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어린이 상습 성폭행범인 이모(41)씨에게 납치될 뻔했다. 당시 강양이 끌려가지 않기 위해 저항하는 모습과 이씨가 강양을 마구잡이로 폭행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화면이 공개되면서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사건 당일 아동·부녀자 실종 사건 종합치안대책을 발표하며 부산을 떨었던 경찰은 이 사건을 단순 폭행 사건으로 처리했다. 그러다 여론이 악화되자 이명박 대통령의 질책성 방문 6시간 만에 범인 이씨를 검거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강양 사건처럼 15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살인, 강도, 강간, 유괴 등 강력범죄는 2004년 5179건을 비롯, 2005년 4743건, 2006년 6573건 등 매년 5000~6000건씩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7월 말까지 어린이 대상 강력범죄가 5171건이나 발생, 급증세를 보였다.

게다가 어린이 대상 범죄는 날이 갈수록 잔혹해지고 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실종됐던 이혜진·우예슬양은 이웃에 살던 정모(39)씨에게 성추행 당하고 살해된 지 79일 만에 훼손된 주검으로 발견됐다. 지난해 4월 제주에서는 귀가하던 양모(당시 9세)양이 미성년자 유괴 미수로 실형을 받았던 이웃집 40대 남자에게 성추행 당한 뒤 살해됐다. 2006년 2월 서울 용산에서는 허모(당시 11세)양이 성폭행 전과자인 동네 가게 주인에게 성추행 당한 후 살해됐으며 시신은 심하게 훼손됐다.

◆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도 빈발 = 초등학교와 유치원 등 어린이들의 통행이 많은 지역에 만들어진 스쿨존(어린이 보호구역)에서도 어린이들은 안전하지 않다.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2007년 스쿨존 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345건에 달한다. 이 사고로 9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고 366명이 다쳤다. 2006년에도 스쿨존에서 323건의 교통사고가 발생, 9명이 사망하고 338명이 부상을 당했다.

한국생활안전연합과 기아자동차가 지난 2007년 11월부터 12월까지 전국 초등학생 1658명을 대상으로 스쿨존 안전에 대한 설문를 벌인 결과 초등학생 24.8%가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회 이상 교통사고를 경험한 초등학생도 16.2%나 됐다. 또 초등학생 89.6%가 스쿨존 내에서 과속하는 차량을 가장 위험하게 느낀다고 꼽아 시속 30㎞로 제한된 스쿨존이 어른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무용지물로 전락했음을 보여줬다.

김애림 한국어린이 안전재단 교육팀장은 “우리나라에서 어린이 안전이 위협받는 것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안전 교육이 부실한 데다 관련 법마저 제대로 만들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어린이들은 보호해야 할 약자라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장석범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