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또 어린 생명들 희생… 15년前과 바뀐게 없어"

작성자
한국어린이안전재단
작성일
2014-03-05 10:41
조회
208
1999년 씨랜드 화재 참사 유가족 대표, 울분 터뜨려

"사고 날 때마다 재발방지 대책 금세 잊어버리는 게 우리 사회"

"언제 또 어떤 사고로 어린 생명들이, 꽃다운 청춘들이 희생될는지…. 안타깝고 또 안타깝습니다."

지난 17일 대학생 9명과 가장(家長) 1명의 생명을 앗아간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는 15년 전 유치원생 19명, 인솔 교사 4명이 희생된 경기도 화성 씨랜드 화재 참사를 떠올리게 했다. 희생자 대부분이 어린 나이여서 더 큰 안타까움을 자아냈고, 샌드위치 패널이 쓰인 건축물이었다는 점, 안전불감증이 부른 사고라는 점 등이 닮았기 때문이다.

특히 자식들을 가슴에 묻은 부모의 아픔은 15년 전과 똑같을 것이다. 20일 어렵게 연락이 닿은 고석(50) 한국어린이안전재단 대표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고 대표는 1999년 6월 30일 씨랜드 참사로 쌍둥이 딸인 가현·나현(당시 7세)양을 모두 잃었다. 그는 유가족 대표를 맡으며 생업을 포기한 채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 문제 등을 해결하려고 고군분투해왔다. '어린 생명을 지켜내자'는 뜻에서 어린이 안전재단도 만들었다.

"저도 겪어봤지만 유족들의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믿어지지도 않고…"라고 운을 뗀 뒤 한참을 침묵했다. "사람들은 세월이 약이라고들 하는데, 잊히지 않아요. 오늘 아침 방송에서도 씨랜드 얘기가 나왔어요. 사고가 자꾸 일어나니까 아픔을 되새길 수밖에 없지요." 그는 "유족들은 눈감을 때까지, 평생 아픔을 안고 살아간다"고 했다.
그는 "(씨랜드 참사가) 15년 전인데도 잊을 만하면 사고가 계속 터진다"며 "사고 날 때마다 '원인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운다'고 대통령도, 그 누구도 말하지만, 정작 뒤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게 우리 사회"라고 지적했다. 그는 "'재발 방지 대책'이란 말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오랜 시간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사고에 대처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에 절망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고도 씨랜드 때와 같이 샌드위치 패널 구조물에서 발생했다는 점에 그는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샌드위치 패널이란 게 법적으론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건물엔 쓰지 않아야 할 것 아니냐"며 "당장 샌드위치 패널 건물을 다 없애진 못하더라도, 앞으로라도 쓰지 말도록 해야 하는데 전혀 바뀌지 않는다"고 했다. 경비 절감, 공사 기간 단축보단 허망하게 생명이 꺼질 수도 있는 사고를 막는 게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는 "모두가 '설마 무너질까'란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언제나 '설마'가 참사를 불러온다"고 뿌리 깊은 안전불감증에 대해 지적했다.

이옥진 |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