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어린이 안전교육, 현장을 가다] ②한국어린이안전재단 이동안전체험교실

작성자
한국어린이안전재단
작성일
2014-07-02 11:04
조회
222
세월호 침몰 참사로 '안전'이 우리 사회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의 불안감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여성신문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안전 교육 현장을 찾아 소개하고, 어린이 안전 대책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지진 나면 화장실로 가야죠”…세월호 이후 안전체험 인기
“찾아가는 안전체험, 재난·신변·교통교육 한 번에”
2008년부터 서울시 위탁사업으로 운영…1년 200곳 학교 방문
지진·화재 대피 체험과 유괴 상황극, 급정거 체험 등 교육 내용 다양
입력 7일전 | 수정 6일전
“ 지진이 나면 어디로 대피할까요?” “운동장이요!”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차량의 공간을 가득 채운다. “땅이 흔들려서 책상에 부딪히고 다칠 위험이 있어요”라며 한 학생이 이유를 또박또박 설명한다. “지진이 나면 집에서 가장 안전한 대피 장소는 어디일까요?”라는 선생님의 이어지는 질문에 “화장실이요!”라는 정답이 곧바로 들려온다. “안방이나 부엌보다 공간이 좁고 벽이 타일로 돼있어 무너져도 좀 더 안전해요. 무엇보다 물이 나오는 것이 중요해요. 우리 친구들은 물 안마시면 3일도 버티지 못할거에요.”라는 선생님의 설명에 학생들은 깜짝 놀란다.




▲ 한국어린이안전재단에서 이동안전체험교실에서 지진 체험을 하는 학생들의 모습. 방석 외에도 책가방, 푹신한 이불, 두꺼운 책 등으로 몸을 보호할 수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2일 서울 동대문구 전농2동에 위치한 배봉초등학교. 정문을 향해 언덕을 오르자 운동장에 나란히 서 있는 알록달록한 세 대의 차량이 한눈에 들어왔다. 한국어린이안전재단에서 운영하는 이동안전체험교실 차량이다. 2008년 서울시 꿈나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된 서울시 위탁사업이다. 서울 시내 초등학교 1~2학년과 6~7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다. 각각 재난안전, 신변안전, 교통안전 이름이 쓰여 있는 4.5톤의 두 트럭과 대형버스 1대는 유니폼을 입은 선생님들과 함께 이 학교 1학년 학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기자가 들어간 첫 번째 차량은 지진체험과 화재대피체험을 하는 재난안전 교육차량.

지진 영상 관람과 퀴즈 맞추기 이후 이어진 지진 체험 시간에는 “으악”하는 순간적 비명과 함께 까르르하는 웃음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조별로 나뉘어 앞으로 나간 1학년 1반 21명 학생들은 방석을 머리에 쓰고 노래를 부르다 강한 흔들림이 발생하면 바닥에 잽싸게 앉았다. “재밌다” “놀이기구 같다”는 즐거움 가득한 비명과 함께 차량 끝까지 느껴지는 강한 진동은 머리를 어지럽게 했다. “우리 지금 수업시간이에요. 놀이동산 온 거 아니에요”라는 선생님의 꾸중에도 아랑곳 않고 학생들은 체험을 만끽했다. 이어진 화재 체험. 뿌연 연기(교육용 포그머신)가 순식간에 차량 안을 가득 덮었다. 학생들은 손이 아닌 옷으로 코와 입을 막고 오른쪽 벽을 ‘쾅쾅’ 치며 차량 밖으로 나갔다. 손으로 입을 막지 않는 것은 손 틈 사이로 연기가 들어오기 때문. 벽을 치는 것은 밖에서 화재를 인지하게 하기 위함이다. 차량 밖으로 나온 학생들은 크게 숨을 내쉰 후 바로 옆 신변교육 차량에 올라탔다.



▲ 한국어린이안전재단에서 이동안전체험교실에서 화재 대피체험을 하는 학생들의 모습. 불이나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화재 신고가 아닌 바깥으로 대피하는 것이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낯선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라는 선생님의 질문에 “모르는 사람” “유괴범 같은 사람” 이라는 대답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고개를 끄떡이며 선생님은 “낯선 사람이 어디론가 데려가려 하면 ‘싫어요’ ‘안돼요’ ‘도와주세요’라고 큰 소리로 외쳐요. 경찰서나 사람 많은 곳, 학교나 집, 아동안전지킴이 마크가 있는 곳으로 도망가야해요.”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이어지는 영상에선 낯선 사람을 따라가는 7세 쌍둥이 여자 어린이와 22초 만에 모르는 사람 차에 올라타 부모님 번호까지 알려주는 어린이, 봄이 불편하다며 접근한 남자의 차 안에 떨어진 핸드폰을 주워주는 어린이의 모습이 차례대로 나왔다. 연출 상황이 아닌 모두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실제 상황이다. 무방비로 또래 친구들이 위험에 노출된 모습에 적잖이 놀라는 눈치였다. “모르는 사람의 부탁은 절대 들어주면 안돼요. ‘전 어리기 때문에 도와드릴 힘이 없다’고 말해야 해요.” 이어지는 상황극에선 낯선 아주머니로 돌변해 납치하려는 선생님을 뿌리치며 학교로 향하는 조도영 학생의 연기에 급우들의 큰 박수가 쏟아졌다.



▲ 한국어린이안전재단에서 이동안전체험교실에서 유괴 상황극을 체험하는 학생들의 모습. 낯선 사람이 접근하면 큰 소리로 외치며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나 경찰서, 집, 학교, 아동안전지킴이집 등으로 대피해야 한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마지막 교통교육 차량의 하이라이트는 안전벨트 체험. 책가방 끈 형식의 특수 안전벨트를 착용한 학생들은 ‘빵빵’ ‘쾅’의 교통사고를 알리는 특수음 이후 좌석이 순식간에 앞으로 튕겨나가자 또 다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성인이 느끼기에도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어린 학생들은 에버랜드 놀이기구를 타는 듯 마냥 신나 보였다. “안전벨트 안 매면 어떻게 될까?” “앞으로 쏠려요.” “사고나요.” 공부보다는 놀이에 가까웠던 체험학습은 1시간30분만에 마무리됐다.

이날 재난교육을 진행한 조승이(35) 한국어린이안전재단 과장은 “1년에 200여 곳 정도의 학교를 방문한다. 교통안전 급정거체험이나 지진체험 반응이 좋다”며 “여름엔 물놀이에 대비해 구명조끼를 입어보는 학습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사고 이후 주말에 어린이안전교육관을 방문하는 가족단위 고객들이 많아졌다”며 “외부교육 시에도 아이를 둔 부모님들의 관심이 높아졌음을 실감한다”고 덧붙였다.



▲ 한국어린이안전재단에서 이동안전체험교실에서 안전벨트 급정거 체험을 하는 학생들의 모습. 차량에 탑승하면 반드시 안전벨트를 착용해야 한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신변안전 교육을 진행한 김보미(27) 직원은 “주마다 담당 차량을 바꿔가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직원들은 교수 자문을 받아 재단에서 자체 제작한 교육 매뉴얼을 토대로 훈련을 받고 교육에 투입된다. 교육기간은 직원별로 다른데 이르면 3주에서 최대 세달까지 걸린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교육을 지켜본 1학년 1반 김봉림(53) 선생님은 “안전교육은 ‘창의적 체험활동’ 이수과정에 들어있어 학교에서도 해왔다”면서도 “밖에 나와 실제 상황처럼 하니 학생들의 집중력이 높아진 것 같다. 교육 내용은 대동소이하지만 체험하며 느끼는 교육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어린이안전재단은 어린이 보호에 뜻을 모아 2000년 7월에 설립한 민간법인(NGO)이다. 이동안전체험교실 외에도 어린이안전교육관, 주말 자전거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다. 모든 교육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관련 문의는 홈페이지(www.childsafe.or.kr) 또는 전화(02-400-9275)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