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어린이 트라우마, 어떻게 지원해야 할까?

작성자
한국어린이안전재단
작성일
2015-04-30 11:49
조회
389
어린이 트라우마, 어떻게 지원해야 할까?
어린이 트라우마 컨퍼런스서 나온 전문가들의 의견



트라우마는 재해를 당한 뒤에 생기는 비정상적인 심리적 반응을 뜻한다. 어린이때 생기는 트라우마는 감수성이 예민해 그 정도가 심할 수 있다. 어린이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외부 상처는 아물 수 있지만 한번 정신적 상처를 입으면 치유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거나 경험한 사람들은 십수년이 지나고 치료를 받더라도 평생 고통 받는 일이 허다하다. 평생을 쫓아다니는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서는 어떠한 지원이 필요할까?


어린이 트라우마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돼 주목을 받았다. 30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는 제93회 어린이날 기념으로 열린 ‘어린이 트라우마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남인순 국회의원과 한국어린이안전재단, 베이비뉴스가 공동 주최한 이번 컨퍼런스는 보건복지부, 국민안전처, 서울특별시의회, 우리은행, 보령제약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 "어린이 트라우마, 사회와 기업의 관심 통해 지원해야"


비케이 안 한국기부문화연구소 소장. 이기태 기자


강학봉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본부장.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문형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이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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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에서 가장 많이 나온 발언은 어린이 트라우마 지원체계를 만들기 위해선 사회와 기업 모두의 관심과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이날 토론자로 참여한 한국기부문화연구소 비케이 안 소장은 이날 기조발제를 맡은 채정호 교수의 발언 중 공감되는 부분이 있다며 '물적 자원이 중요하다'는 부분을 짚었다.


"트라우마에 대해 봉착하는 문제 중 재원 문제가 제일 컸다. 지난 20년 동안 재원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살펴보면 주로 전통적인 기부방법을 사용했다. 민간차원에서 해결하려는 것이 시작이었다. 주로 3가지로 기금이 나왔다. 어떤 한사람이 큰돈을 투자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영속기금, 정부나 기관에서 마련하는 매칭기금, 유산기부로 트라우마 사회적 기금이 마련되고 있다."


또한 안 소장은 "트라우마 지원 프로그램 재원 마련 문제가 쉽지는 않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순서는 정해져 있다"고 언급했다.


"먼저 문제인식이 확실한지 고민하고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과연 이 재원이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을 '묻고' 지나갈 것인지 '묻고' 지나갈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쉽게 말해 국민들에게 모금의 상품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강학봉 본부장은 "트라우마는 보이고 드러나는 아픔이나 질병이 아니라 혼자 고충을 쌓고 표현이 잘 되지 않으면 잘 모르는 마음의 병이다 보니 사람들이 인식을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마음이 다친 아이가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을지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 본부장은 "이만큼 심각한 트라우마를 돕기 위해서는 조직에 있어서 재원을 확보하고 민간 지원이나 지원에 대한 예산 확보, 조직의 능력, 사회 저변의 뭔가를 끌어낼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되는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직의 실력과 능력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재원들을 모아서 모금을 해서 사업을 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지속성도 담보가 어렵고 기부가 부담될 때도 없지 않아 있다. 때문에 재원도 재원이지만 연계도 상당히 많이 해야 한다. 돈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들은 다양한 협약을 통해 연계해야 한다. 매칭해서 같이 지원하는 연합모금형태 등으로 한걸음씩 나아가 지원이 나오고 결과가 이어져 성과가 나오는 방식의 문제해결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린이 트라우마 극복에 있어 어린 당사자도 중요하지만 '부모', '의료진', 사회' 3그룹이 주요 플레이어라고 말문을 연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문형구 교수는 "부모가 아이들의 트라우마를 해소시켜주기 위해 재난에 대한 생각을 제대로 갖는 것, 다시는 이런 재난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회적 기업의 입장에서 어린이 트라우마에 접근했다.


문 교수는 "현재 우리 사회가 안전에 대한 욕구가 굉장히 높은 만큼 사회적 책임으로 안전에 관한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재 예방에만 관심을 쏟고 있는 점이 아쉽다"며 "사고가 일어난 후 피해자들에게 관심을 쏟는 일을 기업이 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적어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이라면 함께 '트라우마 치료센터' 등을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기업이 단순한 기부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에 얼마나 크게 기여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 "재난으로 인한 어린이 트라우마 치료 지원은 필수"


이구상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상임팀장. 이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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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자살예방센터 상임팀장이자 재난심리지원센터 전문가로 있는 이구상 팀장은 "왜 모든 것은 강력이 울어야 만들어질까 라는 생각에 씁쓸했다"며 치료에 대한 지원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대구지하철참사 2년 후 MBC '생존'이라는 다큐멘터리에서 극적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내용을 보고 실무자로서 개선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했다는 이 팀장은 "'12년이 흐른 지금에도 지하철을 타지 못한다' 등 성인들도 아픔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며 "더 여린 어린이들은 성격적인 문제와 함께 우울증, 불안, 물질남용에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례를 보더라도 치료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반드시 필요한 치료지원에는 '장기치료'라는 전제조건이 빠져선 안 된다고 말을 이었다.


"장기치료가 필수적이다. 외국연구에 의하면 3~5년 치료가 이뤄지더라도 완치는 힘들다. 10년 이상도 갈 수 있다. 얼마나 장기적으로 한사람에게 꾸준히 진행될 수 있는가 중요하다. 아동들은 당시의 고통보다 성인이 되면서 고통을 이야기하고 그 아픔을 해결하기 위해 고통이 찾아온다. 때문에 장기적 치료는 필수다."



◇ "어린이 트라우마, 언론의 역할도 중요"


최규삼 베이비뉴스 대표. 이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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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로서 언론사적 소명에 대해 말하고 싶다'는 베이비뉴스 최규삼 대표는 OECD국가 중 최저 출산율을 보이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를 지적하며 "큰 예산 투자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이 제자리인 이유는 부모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는 안전문제가 한 몫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 재난사고들이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과정들을 살펴보면 매번 과정들이 큰 사고가 일어나면 관심이 집중됐다가 시간이 지나면 피해 당사자들을 잊는 패턴이 반복된다. 피해 당사자들은 고통 받고 있지만 언론이나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이에 대한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아이 키우기는 힘들어 진다. 주요 언론들은 사건위주와 자극적인 주제로 단기적인 관심은 모을 수 있지만 그 이후 탐사보도는 이뤄지지 않아 안타깝다."


또한 최 대표는 재난에 따른 트라우마뿐만 아니라 아동학대 등 말 못하는 작은 트라우마까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질적으로 부모들이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들려면 지속가능하고 시스템적으로 보완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여러 가지 법안은 나왔지만 정책으로 만들어지지는 못했다. 때문에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피해자의 아픔에 대한 고민을 해봤는지 들여다봐야 한다."


어린이 트라우마 컨퍼런스 자리에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도 초청한 최 대표는 "어린이 트라우마에 있어 부모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부모가 항상 아이의 눈높이에서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 "합리적 대안으로 어린이 트라우마 지원 정책 마련해야"


고석 한국어린이안전재단 대표. 이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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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양지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과장. 이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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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랜드 화재 참사로 쌍둥이 자녀를 잃은 한국어린이안전재단 고석 대표는 "전문가 의견과 재단의 힘, 정부가 합쳐져 하나의 국가정책이 마련되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작년 세월호 참사 이후인 지난 9월, 한국어린이안전재단에서는 어린이 트라우마 문제를 화두로 던졌다. 재난 사고의 피해자 입장이자 과거에 우리나라서 재난을 겪은 유가족들을 만나본 결과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 대표는 "현재 어린이 트라우마 관련해 정부는 구체적인 대안이 전무한 상태"라며 "누군가는 어떻게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넉넉지 않은 예산으로 어린이 트라우마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지만 주위에서 도움을 받으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계시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향후에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 대안은 없는 상태지만 뜻을 같이하는 모든 분들과 관심을 갖다보면 하나의 국가정책까지 만들어지지 않을까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는 고 대표는 "트라우마를 감추기 보다는 끄집어 내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이 트라우마와 관련해 할 수 있는 어떠한 행동과 역할을 계속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사고를 예로 들던 중 눈물을 보인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 류양지 과장은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로서 우리 사회가 깊이 반성을 해야겠구나 생각이 듬과 동시에 공무원으로 큰 책임감을 느꼈다"며 재난에 대한 아픔을 공감했다.


공무원의 입장에서 '트라우마센터' 등 재난 피해 가족을 위해 정부에서는 노력을 다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한 류 과장은 "피해자 가족 입장에서 보면 충분하지 않다는 마음에 공감한다"며 "야단을 맞아야 하는 부분은 충분히 맞고 개선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류 과장은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의 힘으로 합리적인 대안이 계속해서 제시된다면 정부도 언제든지 실현할 수 있다"며 "하루 빨리 합리적인 대안이 나와 공무원들과 함께 힘을 합치면 좋은 정책이 수립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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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아 기자(ja.yoon@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