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아빠가 더 안전한 나라 만들게"

작성자
한국어린이안전재단
작성일
2015-11-30 13:36
조회
455
"아빠가 더 안전한 나라 만들게"
`씨랜드 화재`로 쌍둥이 잃고 안전운동…고석씨 등 국민포장



"어린이들이 더 안전하게 뛰놀 수 있는 나라를 만들려는 제 노력을 먼저 간 두 아이들이 하늘에서 보고 있을 겁니다. 사고를 겪은 아이들도 명랑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사후 관리에도 사회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습니다."

고석 한국어린이재단 대표(52)는 '씨랜드 화재'로 불리는 참사로 쌍둥이 자녀를 잃었다.

1999년 6월 30일 0시 30분,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 363-1 내 수련원 수영장 앞에 위치한 3층짜리 컨테이너 건물에서 불이 나 잠을 자던 유치원생 23명이 숨진 사고였다. "망연자실했다"는 그의 말에서 자식을 먼저 보내는 아버지의 고통이 느껴졌다.

사고는 현장 확인이 생략된 형식적 관리감독, 컨테이너 박스 형태의 취약한 건물구조, 비상벨조차 작동하지 않았던 허술한 소방설비 등 숱한 문제점 때문에 비롯됐다. 고 대표는 자녀를 잃은 슬픔을 '어린이가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으로 승화시켰고, 어린이 안전 관련 비영리 민간활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한국어린이재단을 만들어 '카시트 무상 대여·보급사업(현재까지 3만6000대)'을 추진했고, '찾아가는 어린이 안전체험교실'을 운영했다. 빗길에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투명우산'을 보급하고, '물놀이 및 신변 안전 교육 사업' 등을 수행하며 묵묵히 어린이 안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고 대표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27일 국민안전처가 개최한 2015 안전문화대상 시상식에서 국민포장을 수상했다.

그는 "후원자들과 직원들 도움이 없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사고 예방 교육을 위주로 사업을 했다면, 앞으로는 재난 후유증을 겪는 아이들의 사후 관리 부분에서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김찬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62)도 안전공학을 가르치며 안전문화 운동을 펼친 공을 인정받아 근정포장을 수상했다. 김 교수는 대학강단에 선 1982년부터 안전공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안전공학 기술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세계 어디에도 밀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안전에 대한 국민과 정책 담당자들의 인식 수준은 선진국과 큰 차이가 있다"고 뼈아프게 지적했다.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지자체, 공공기관 등 관계자 500여 명이 참여해 사회 각 분야의 안전문화 확산과 우수사례를 공유했다. 경기도와 한국전력공사, 무림SP는 각각 지자체와 공공기관, 민간 부문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최희석 기자]
http://news.mk.co.kr/newsRead.php?no=1128119&year=2015